다산어록청상 - '소일'이란 말
천하에 가르쳐서는 안 되는 두 글자의 못된 말이 있다. '소일消日'이 그것이다. 아, 일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1년 360일, 1일 96각을 이어대기에도 부족할 것이다. 농부는 새벽부터 밤까지 부지런히 애쓴다. 만일 해를 달아맬 수만 있다면 반드시 끈으로 묶어 당기려 들것이다.
저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날을 없애버리지 못해 근심걱정을 하며 장기 바둑과 공차기 놀이 등 하지 않는 일이 없단 말인가?
「도산사숙록 중」
'소일消日' 이란 날을 소비 한다는 말이다. 쓸 게 없어 하루해를 써버리는가? '그저 소일이나 하고 있다'는 말처럼 슬픈 말이 없다. 소일이란 단어 앞에서 인생은 문득 고여서 썩는다. 무위도식은 그래도 낫다. 그 썩어나가는 시간에 주색잡기에 골몰하여 인생을 탕진한다.
소일이란 말은 젊은이들이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말이다.
'심심해 죽겠다'고 말하지 마라. '뭐 좋은 건수 없어!'도 안 된다. 그저 소일이나 하는 것은 다 늙어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할 의욕도 사라지고 없을 때 속으로 울면서 하는 말이다.
흥청망청 소일하며 살지 않으리!!
무심결에 '소일거리로 하고 있다'는 말을 종종하는데 이제 하지 말아야 겠다. 소일이란 말에 이런 심오한 뜻이 닮겨있는지 몰랐다.
나는 아직 한창 일할 나이고, 앞으로 나이를 더 먹더라도 젊게 살고 싶다. 절대 소일이란 말을 쓰지 않고 소일거리를 찾지도 않겠다. 직장에서건 집에서건 항상 피가되고 살이되는 생산적인 일을 찾아서 하겠다.
소일거리로 게임같은건 하지 않겠어!!
'일상에 대한 감사 > 독서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공하는 사람들의 보고습관'을 읽고...-보고는 커뮤니케이션과 배려다- (0) | 2017.12.06 |
---|---|
다산어록청상 - 두 저울 (0) | 2016.09.30 |
다산어록청상 - 이것과 저것 [우리가 아등바등 사는 이유는?] (0) | 2016.0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