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과 저것
내개 없는 물건을 바라보고 가리키며 '저것'이라 한다. 내게 있는 것은 깨달아 굽어보며 '이것'이라 한다. '이것'은 내가 내 몸에 이미 지닌 것이다. 하지만 보통 내가 지닌 것은 내 성에 차지 않는다. 사람의 뜻은 성에 찰 만한 것만 사모하는지라 건너다보며 가리켜 '저것'이라고만 한다.
이는 천하의 공통된 근심이다. 지구는 둥글고 사방 땅덩어리는 평평하다. 천하에 내가 앉아 있는 곳보다 높은 곳이 없다. 그런데도 백성들은 자꾸만 곤륜산을 오르고 형산과 곽산을 오르면서 높은 것을 구한다. 가버린 것은 좇을 수 없고, 장차 올 것은 기약하지 못한다. 천하에 지금 눈앞의 처지만큼 즐거운 것이 없다.
하지만 백성들은 오히려 높은 집과 큰 수레에 목말라하고 논밭에 애태우며 즐거움을 찾는다. 땀을 뻘뻘 흘리고 가쁜 숨을 내쉬면서 죽을 때까지 미혹을 못 떨치고 오로지 '저것'만을 바란다. 하여 '이것'이 누릴 만한 것임을 잊은 지가 오래 되었다.
- 어사재기[於斯齋記]
둥근 지구의 꼭대기에 앉아 더 높은 곳만 쳐다본다, 눈앞의 즐거움은 안 보이고 자꾸 남의 떡만 크게 보인다. 몸은 여기에 있는데 생각은 저기에 가 논다, 내 손에 쥔 것, 지금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를 잊은 지가 참 오래되었다. 더 가지고 다 가지기 위애 아등바등하다가 가직 것을 다 잃는다. 기쁨은 먼 데 딴 데 있지 않다. 즐거움은 코앞 발밑에 있다. 그것을 찾아라
실학자 정약용 선생님께서 하신 위 말씀을 간단하게 말하면 현실에 만족하고 현실에서 행복을 찾으라고 하는 말씀같다. 10년전에 이책을 사서 읽을때는 아무 생각없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결혼해서 한 가정의 가장이 된 지금 이 글을 다시 보니 약간의 반감이 든다.
내가 알기로 우리 민족사에서 보릿고개가 없어진게 70년대 산업화 시대부터라고 알고있다. 그 만큼 우리 나라는 가난한 나라였고 조선시대 백성들의 생활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힘들고 비참했을 것으로 혼자 추측해 본다...만약 내 추측이 맞다면 백성들은 당연히 아등바등 살려고 하지 않았을까... 처, 자식 먹여살리고 자식들에게조금이라도 나은 미래를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은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부모의 사랑이 아닌가...
다산 선생님의 눈에는 백성들이 욕심, 탐욕때문에 아등바등 사는것 처럼 보인것일까 하는 생각에 불쾌감이 살짝 드는 밤이다. 모처럼 생각나서 오랜만에 꺼네 읽었는데...
<---이러니 아등바등 사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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